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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 국가직화 1년, 삼성오신(三省吾身)의 자세로
신열우 소방청장
▲  소방청장  신열우   

해방 직후엔 참 불도 잦았다고 한다.

연기가 치솟고, 누군가 “불이야” 하고 소리치면 너나 할 것 없이 양동이를 들고 몰려나와 불을 껐다고 한다.


초가집이든 기와집이든 안에서 불이 나면 물을 부어도 스며들지 않는다.

장정들은 쇠스랑을 들고 지붕에 올라가 지붕을 파헤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긴 줄을 잇고, 물을 담은 양동이가 손에 손을 통해 불난 집 지붕으로 건네진다.


이내 소방차가 도착하고, 동네 주민들은 환호하고 안도한다.

소방관들은 위험을 무릅쓴 채 불 속으로 뛰어들고 물과 재범벅이 된 그들의 모습에 주민들은 감동한다.


국민의 가슴 속에는 그 빨간 소방차에 대한 고마움의 DNA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소방 선배들 헌신의 산물이라 할 것이다.


지난 23일 오전 3시 30분께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에 정박 중이던 어선에서 불이 나자 119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3시 30분께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에 정박 중이던 어선에서 불이 나자 119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4월 1일은 소방공무원의 오랜 염원이었던 ‘국가직화’가 1년이 된 날이다.


지난 1월 1일 기준으로 전국의 소방공무원도 6만 명을 넘어섰다.

해방 직후 소방차 몇 대로 시작한 대한민국 소방은 이제 잘 훈련된 대원과 장비를 갖춘 국가 중추 조직이 되었다. 모름지기 국민의 관심과 사랑이 만들어 낸 결실이라고 할 것이다.


대형화·복잡화하는 재난에 맞서 소방관을 국가직화하고, 계통을 일원화하는 일은 가히 ‘국가개조의 시발점’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당위의 과제였다. 하여 국민의 기대 또한 컸다.


국가직화 1년!

그 효과는 강원 산불 진압과 코로나19에 맞선 일사불란한 전국의 소방 동원령 등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됐다.

나아가 소방시설의 부실을 추방하기 위한 소방공사 분리발주제와 소방특별회계법안 시행 등은 예방에 대한 인식과 소방행정의 질적 향상의 계기가 됐다.


119구급대 등의 7분 이내 현장 도착률이 2.9%포인트 높아졌고, 인명구조 실적도 16%가 늘었다. 구급차 3인 탑승률은 지난 2016년 31.7%에서 2020년 86%로 높아졌다.


이제 올해는 커진 몸집과 국가직화에 맞게 내실을 다지고, 미래에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아울러 재난현장의 대응체계 강화를 위해 그동안 구축해온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속도를 내고자 한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면 그것은 변화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재난 초기부터 전국의 가용소방력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재난 유형에 맞게 인력과 장비를 투입함으로써 보다 정교하고 신속한 대응체계를 갖추어 나가겠다.


국민이 허락한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직(職)을 수행함에 있어 망각해서는 안 될 게 한결같은 국민의 성원과 응원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최근 발생한 일부 소방공무원의 일탈이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대국민 소방 서비스에 대한 기대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방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전보다 분명 더욱 냉철해질 것이다.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는 우리 소방이 감당하고, 부응해야 할 책무다.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고 순탄치도 않을 것이다.


중앙과 지방의 협력과 융화는 더욱 두터워져야 하고,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정책과 소방서비스는 보다 더 국민에게 다가가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증자는 논어에서 ‘삼성오신(三省吾身)’을 말했다.

하루에 세 번이 아니라 수십 번이라도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마음가짐으로 지난 1년을 반추하고, 나아갈 100년의 비전을 세워야 할 것이다.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이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국민의 안전에 있어 자만은 있을 수 없다.

우리가 한순간 나태하면 국민의 관심과 애정은 한 순간에 채찍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점을 가슴에 새기고자 한다.

기사입력: 2021/04/01 [17:30]  최종편집: ⓒ safe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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