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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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의 탈출과 예방을 위하여
송창영 한양대학교 방재안전공학과 특임교수
▲ 송창영 한양대학교 방재안전공학과 특임교수    

지난 2018년 9월 8일, 쿠웨이트로 출장을 다녀온 61세 남성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에서 3년만에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했다.


다행히도 확진자의 신고가 귀국 즉시 이루어지고 보건 당국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하여 격리에 성공하였지만 조금만 대응이 늦어졌다면 2015년과 같은 제 2의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지도 모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12월 8일 오전 7시 30분, 강릉역을 출발한 KTX 806열차가 약 5분 만에 강릉역과 남강릉역 사이에서 탈선하였다.


다행히 기관차가 선로를 완전히 벗어나거나 전복되지 않아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열차가 접히며 부딪치는 잭나이프 현상이 발생하였다면 1993년에 발생한 78명 사망, 198명의 부상자를 기록한 ‘구포 무궁화호 열차 전복사고’의 악몽이 재현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재난안전 전문가인 울리히 벡 교수는 이런 위험이 가득한 작금의 사회를 ‘위험사회’라고 규정하며, 현대사회가 도시화·과학화·고도화가 될수록 재난안전사고는 더 심각해지고 복잡·다양해지며 그 빈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얽히고 설킨 기반시설들과 세계화로 인해 좁아진 국가 간의 경계처럼 현대 사회가 발달하면 할수록 우리 사회의 위험 요소는 더 커지고 복잡해지는 반면, 사회 인프라는 갈수록 낡고 노후화되기 때문에 현대사회는 위험에 노출된 사회라고 우려 섞인 경고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 사이 신종플루, 구제역, 동일본 대지진, 메르스 등 대규모 재난·질병·사고 등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항공, 지하철, 선박 관련 각종 사고 등 사회재난이 증가하고 있어 가히 우리는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문제는 이러한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재난 발생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사회재난 측면에서 관광과 관련한 주요 사고만 보더라도 아시아나 여객기추락사고, 구포열차 전복사고,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 KAL기 괌 추락사고, 경북 봉화군 관광버스 추락사고, 경주 마우나 오션 리조트 붕괴 사고와 같은 재난은 국제 관광시장과 국민의 여행계획 취소, 목적지 대체, 소비 및 여행심리 위축 등을 유발하여 관광수요를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국내 관광산업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세월호 사고 역시 여행 관련 소비 심리 위축, 관광·레저 분야의 매출 감소 등 1조 8000억원에 달하는 민간경제 피해를 발생시켰고 여기에 생존자 구조와 선체 인양 등 2200억원, 세월호 소유사인 청해진해운 파산에 따른 금융권 손실 930억원을 합쳐 2조원이 넘는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는 그 충격이 세월호 참사를 능가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관광 성수기인 6월부터 8월까지 해외 관광객이 전년 대비 최대 53%까지 크게 감소하여 관광산업 뿐만 아니라 문화, 체육산업 등을 위축시켜 국내 경기를 크게 악화시켰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스 발생기간동안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은 약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이로 인해 해외투자자는 물론 수출경쟁력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은 매년 반복되는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이 타 지역과 타 산업으로 파급되어 국가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관광산업과 같이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재난은 예측이  어렵고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대처와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난은 발생 이후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이를 실행하는 단계로 대책이 세워진다. 그러나 현실은 원인 분석에서 대책 마련까지의 진행은 잘되고 있으나 대책이 현행 제도나 법규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연구하고 이를 시스템적으로 제도화하여 현행 법규를 이에 맞게 개정해야 유사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렇게 세워진 대책이 제도나 예산에 반영되기도 전에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한번 소를 잃어버렸더라도 다시는 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고장난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한낱 미물인 소를 잃어도 많은 시간과 자금을 소모하며 그 틀인 외양간을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하물며 사람을 잃고도 잘못된 제도와 인식의 틀을 고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민의 안전을 고장난 울타리 속에 방치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사입력: 2019/01/08 [15:18]  최종편집: ⓒ safe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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